실패한 어학연수, '나 뭐해 먹고 살지?' 불안에 떨다 찾은 산티아고

산티아고 순례자 길을 걷고 돌아온 지 딱 1년. 당시 대학 졸업을 앞두고 진로가 막막했다. 캄캄한 동굴에 혼자 남겨진 기분. 무작정 스페인으로 향했다. 30여 일간 지겹도록 걸어 800km를 완주했다. 걷고 먹고 자고 일어나 또 걷는, 그 단순한 삶으로부터 아름다운 위로를 받았다. 그 삶이 지난 열두 달간 꿈에 나온 횟수는 손발을 다 합쳐도 못 센다. 일상에 지친 나를 위해 당시 찍은 사진과 일기, 메모를 바탕으로 여행기를 공유한다. 그 기억이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산티아고로 가기로 했다. 생각이 너무 많아 지워버리고 싶었다. 뭐 하면서 먹고 살지? 삶에서 가장 근본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니 시간이 지나야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이 질문은 머리를 무겁게 짓눌렀다. 

 

처음엔 기자가 되고 싶었다. 이과생이었지만 불타는 마음에 신문방송학과에 교차 지원했다. 학내 활동과 몇몇 언론사 인턴 생활을 거치며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느꼈다. 새로운 길을 찾고자 어학연수 길에 올랐다. 물론 변명이었다. 그저 내 삶을 규정할 직업을 확신 없이 가진다는 것이 무서웠을 뿐. 

 

어학연수가 망가진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새로운 길은커녕 영어 실력은 영어 울렁증을 겨우 극복한 정도였다. 속 시원하게 여행을 많이 한 것도 아니다. 뚜렷한 목적이 없으니 이렇다 할 성과도 없었다. 해외 생활 내내 이유 모를 불안에 시달렸다. 한국에 돌아갈 시간이 다가올수록 그 불안은 커졌다. 돈은 돈대로 바닥이었다. 

 

800km 최종 목적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의 산티아고 대성당. 그곳에 당도했을 때 기쁨보다는 공허함이 컸다. 사진=박현광 기자

800km 최종 목적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의 산티아고 대성당. 그곳에 당도했을 때 기쁨보다는 공허함이 컸다. 사진=박현광 기자

 

마지막으로 동남아여행을 택했다. 1년여의 해외 생활을 정리하고 싶었다. 말레이시아, 태국, 캄보디아를 거쳐 베트남에 도착했을 때였다. 게스트하우스 2층 침대에 올라가 피곤이 잔뜩 낀 몸을 뉘었다. 페이스북을 보는데 찰리 채플린의 영화 ‘위대한 독재자’ 한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영화 속 찰리 채플린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생각은 너무 많이 하지만 너무나 조금만 느낍니다. (중략) 당신들은 기계가 아닙니다. 당신들은 인간입니다.”

 

문득 너무 생각이 많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세계유산 앙코르와트도, 말레이시아 세계 3대 반딧불 습지도 머릿속에 남지 않았다. 그저 실타래가 이백만 번 엉켜 있을 뿐. ‘나 돌아가서 뭐 하지?’

 

또 다시 불안이 습격했다. ‘이대로 한국에 돌아가면 안 된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무언가 얻어가기 늦었다면 머리를 비울 필요가 있었다. 뭔가 해야 했다. 그 순간 떠오른 것이 산티아고 순례자 길이었다. 800km를 걸으면 몸이 고단해서라도 아무 생각이 안 날 것 같았다. 이미 텅텅 빈 통장을 바짝 긁어모아서 머릿속 계산기를 돌렸다. ‘그래, 갈 순 있겠어.’

 

산티아고는 야고보 성인을 뜻하는 스페인 말이다. 스페인 북서부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에 위치한 산티아고 대성당. 사람들은 그곳에 야고보의 유해가 묻혔다고 믿는다. 이베리아 반도에 복음을 전파한 야고보. 중세 순례자들은 그를 기리기 위해 자신의 집에서 그의 유해가 있는 곳까지 걸었다. 그 덕에 오늘날 순례자 길은 유럽 전역에 퍼져 있다. 

 

걷고 먹고 자고 일어나서 또 걷는 단순한 삶은 아름다운 위로를 선사했다. 사진=박현광 기자

걷고 먹고 자고 일어나서 또 걷는 단순한 삶은 아름다운 위로를 선사했다. 사진=박현광 기자

 

순례자 길의 명칭은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 영어로는 웨이 투 산티아고(Way to Santiago)​, 우리말로는 ‘산티아고로 가는 길’. 현재는 프랑스 국경 마을인 생장 피에드포르(Saint jean pied de port)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800km를 걷는 ‘프랑스 길’이 가장 일반적이다. 

 

바다를 보면서 걸을 수 있다는 ‘북쪽 길’도 있어 잠시 갈등했지만 곧장 결정 내렸다. ‘지금 당장 떠나는 게 우선이야.’ 가장 많이 가는 프랑스 길을 걷기로 하고선 이틀 뒤 떠나는 비행기 표를 예매했다. 충동적이고 비현실적이었지만 아무렴. 새로운 경험을 앞두고 설렘이 차올랐다. 

 

그땐 미처 알지 못했다. 내가 그렇게 나약하다는 걸. 동시에 그렇게 큰 위로를 받을 거라곤.​ 


아! 산티아고 2] 시작부터 삐걱, 돌아갈까?

'파리-바욘-생장' 걸으러 가는 길…공항에서 맞은 '특별한' 생일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뉘였다. 프랑스길(Camino de Frances) 시작점인 생장 피에드포르(Saint jean pied de port)로 가기 위해선 파리를 거치는 게 최선이었다. 마침 도착한 저녁 다음 날이 생일이라 내심 설렜다. 특별한 생일을 맞고 싶었다. 

 

걱정도 컸다. 정말 걸을 수 있을까? 저지르긴 했는데 준비된 건 없었다. ‘하~’ 안도와 긴장이 미묘하게 섞여 한숨이 흘렀다. 그래도 가진 건 몸뚱어리뿐. 어떻게든 될 거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여정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연료를 충분히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비행기가 한 시간 넘게 뜨지 않았다. 다음 비행기가 문제였다.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예프에서 갈아타야 하는데 환승 시간이 한 시간밖에 없었다. 승객들이 불안해하자 기내 승무원은 “다음 비행기는 당연히 잡아둘 거예요. 걱정 마세요”라며 두 번 세 번 안심시켰다. 

 

“오늘은 여기서 주무셔야 해요. 미안합니다. 휴게실은 따로 없어요. 저쪽에 의자에서 자면 돼요.” 

 

키예프 보리스필 공항에 도착했을 땐 이미 모든 환승 비행기가 떠난 뒤였다. 런던으로, 암스테르담으로, 파리로 갔어야 할 승객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핏대 세워 항의했지만 동유럽권 특유의 무심함을 맛봐야 했다. 

 

지금이 최악이라고 여겨진다고 너무 낙담하지 마요, 이제 최고의 일이 생기겠죠. 공항에 갇힌 15시간. 특별한 생일은 맞아야 했다. 사진=박현광 기자

지금이 최악이라고 여겨진다고 너무 낙담하지 마요, 이제 최고의 일이 생기겠죠. 공항에 갇힌 15시간. 특별한 생일은 맞아야 했다. 사진=박현광 기자

 

승객들은 재발급 받은 항공권을 손에 쥐고 공항 의자에 자리 잡았다. 몸에 담요를 칭칭 감고 가방을 베개 삼아 모로 누웠다. 어쩌다 서로 눈이 마주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꼭 패잔병 무리 같았다. 알 수 없는 동질감에 위로받았지만 이 상태로 15시간을 갇혀 있어야 한다니 울고 싶었다. 난 항상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지? 그냥 돌아가라는 뜻인가? 차디찬 공항 의자에 누워있자니 한숨이 푹푹 나왔다. 

 

“미리 생일 축하해요, 앞으로 세 시간 남았네요.”

 

고개를 돌려보니 항공권 재발급 할 때 옆에 있던 스페인 여자였다. 지상 승무원이 내 여권을 보더니 생일이냐고 물은 걸 들은 모양이다.  

 

“지금이 최악이라고 여겨진다면 너무 낙담하지 마요, 이제 최고의 일이 생기겠죠.”

 

“고맙다”고 간단히 답례했지만 큰 힘이 됐다. 그 말이 없었더라면 파리 구경을 끝으로 한국으로 오려고 했다. 돌이켜보니 그 말 덕분에 산티아고 순례자 길을 완주 할 수 있었다. 말 한마디의 힘은 그렇게 크다. 그렇게 난 특별하게 스물여섯 번째 생일을 맞았다. 

 

# ‘꿈의 도시’ 파리, 왜 불안하지 않지?

 

샤를 드골 공항에 도착하니 찌푸려졌던 미간이 사르르 풀렸다. 한때 프랑스 유학을 꿈꾸며 불어를 배울 정도로 파리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그곳에 도착했다니 감개무량했다. 열 일 제쳐두고 에펠탑으로 향했다. 샤를 드골 공항에서 RER B를 타고 나와 샹드 마흑스 뚜 헤펠​(Champ de Mars Tour Effel) 지하철역을 찾아가면 된다.

 

샤를 드골 공항에서 RER B를 타러 가는 길. 쨍하고 해뜰 날 있다고 했던가. 지난 날을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사진=박현광 기자

샤를 드골 공항에서 RER B를 타러 가는 길. 쨍하고 해뜰 날 있다고 했던가. 지난 날을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사진=박현광 기자

 

에펠탑을 올려다보고 있자니 웃음이 흘렀다. 유려한 유선형과 고운 직선이 조화를 이룬 철제 구조물에 마음을 뺏겼다. 에펠탑을 실제로 보고 실망했다는 사람이 많아 기대감을 낮추고 있던 터였다. 에펠탑을 보기까지 우여곡절이 없었더라도 똑같았을까? 순례자 길을 걸으러 가는 길에 에펠탑을 ‘보너스’로 본 것이 아니라면? 나 역시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경험은 단편적 이미지가 아닌 이야기의 결과물이었다. 

 

꿈꾸던 장면을 이룰 차례였다. 에펠탑 잔디 광장에 누워 샌드위치 먹기. 나는 19kg 배낭을 메고 있었고, 광장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검색대를 통과해야 했다. 이미 핫도그를 사서 손에 쥐고 있었지만 짐을 모두 풀어서 확인해 봐야 들여보내 준다는 말에 ‘쿨’하게 포기했다. 다음에 또 오지 뭐. 이제 와 깨닫지만 다음은 잘 없다.

 

유려한 유선형과 고운 직선이 조화를 이룬 에펠탑. 우여곡절 끝에 만난 철제 구조물은 아름답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진=박현광 기자

유려한 유선형과 고운 직선이 조화를 이룬 에펠탑. 우여곡절 끝에 만난 철제 구조물은 아름답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진=박현광 기자

 

루브르 박물관, 노트르담 대성당. 파리 시내를 걷고 또 걸었다. 여행했던 어떤 도시보다 아름다웠다. 누가 왜냐고 물으면 왜라고 답하긴 어려웠다. 건축 전문가는 아니지만 여느 유럽 도시와 건축 양식이 큰 차이는 없어 보였다. 의문이었지만 일단 기분을 만끽했다. 그냥 좋은걸 뭐. 해가 뉘엿뉘엿 저물 때쯤 바를 찾아 스프릿츠(Spritz) 한 잔을 내게 선물했다. 

 

바욘(Bayonne)으로 가는 12시간짜리 야간 버스에 몸을 실었다. 바욘에서 생장 피에드포르까지 기차로 한 시간 거리다. 피곤했다. 눈이 스르르 감기는 데 든 생각. ‘왜 불안하지 않지?’ 

 

# ‘프랑스의 보석’ 바욘, 현재에 집중하면서 찾게 된 평온

 

바욘은 3세기 고대 로마 도시로 만들어졌다. 아두르강과 니브강이 만나는 이베리아반도 교통의 요지로 번영을 누렸고 바스크(Basque) 문화의 상징으로 불린다. 화려한 중세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바욘 대성당은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혹시 바욘 대성당 어떻게 가요?”

 

평소 쓴 걸 못 먹지만 프랑스 온 기분에 에스프레소를 한잔하려고 카페에 들렀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 건너편 여자에게 물었다. 같은 버스를 타고 온 여자였다. 여자는 긴 팔을 쭉쭉 뻗어가며 길 설명을 했다. 내 흔들리는 동공을 두어 번 살피더니 “어차피 가는 길이니까 이따가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바욘 대성당(Bayonne Cathedral). 프랑스에서 시작하는 산티아고 순례길 거점이 되면서 세게 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여행 중 가봤던 성당 중 가장 멋있었다. 사진=박현광 기자

바욘 대성당(Bayonne Cathedral). 프랑스에서 시작하는 산티아고 순례길 거점이 되면서 세게 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여행 중 가봤던 성당 중 가장 멋있었다. 사진=박현광 기자

 

여자는 오렌지 주스가 담긴 유리잔을 건배하듯 들어 보였다. 나도 그사이 나온 에스프레소를 한 모금 넘겼다. 쓰지 않고 부드러웠다. 프랑스 여자의 친절 때문인지 남다른 커피의 풍미 때문인지 모를 일이었다.

 

“스페인어 할 줄 알아요? 엄마가 스페인 사람이라 영어는 잘 못 해도 스페인어는 잘해요.”

“아뇨, 영어만 조금…. 그럼 3개 국어를 해요?”

“프랑스어, 스페인어, 영어, 바스크어 이렇게 4개 해요.”

“바스크어요?”

“네, 여기가 예전 나바라 왕국이에요, 아직 학교에선 바스크어를 배워요.”

 

여자는 바욘에서 나고 자랐다고 했다. 옛 왕국 언어를 배운다는 게 흥미로웠다. 동시에 스페인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꼈다. 나바라 왕국이라니. 날 성당까지 데려다주고선 “좋은 하루를 보내”라는 말과 함께 멀어지는 여자의 미소가 참 깨끗했다. 

 

"순례자예요?" 

 

바욘 대성당 내부는 천장이 높고 화려하면서도 차분한 기운이 감돌았다. 성당에 매료돼 고개를 휘적거리는데 등 뒤에서 누군가 물었다. 한 여자가 서 있었다. 햇빛에 얼마나 그슬렸을까. 뚜렷한 구릿빛 피부가 눈에 들어왔다. 안쓰러울 정도로 말라 있었지만 그녀의 초록 눈동자에서 단단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그녀는 막 순례를 끝낸 참이었다. 

 

바욘 대성당 내부. 천장이 높고 차분한 기운이 감돈다. 성당 끝으로 걸어가면 책상에 앉아 있는 자원봉사자가 있는데, 순례자 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본인도 매년 순례자길을 걷는다고. 사진=박현광 기자

바욘 대성당 내부. 천장이 높고 차분한 기운이 감돈다. 성당 끝으로 걸어가면 책상에 앉아 있는 자원봉사자가 있는데, 순례자 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본인도 매년 순례자길을 걷는다고. 사진=박현광 기자

 

이제 순례를 시작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그녀는 날 성당 한쪽에 마련된 책상으로 이끌었다. 카르덴시알(Caredencial)이라는 순례자 여권에 도장을 찍는 곳이었다. 순례자는 자신의 순례를 증명하기 위해 특정 장소에서 순례자 여권에 도장을 찍으면서 걷는다. 

 

"저는 이렇게 갔다가 이렇게 돌아왔어요." 

 

여자는 책상 위 지도를 가리키며 자신이 걸은 길을 설명해줬다. 지도 위 그녀의 손가락은 프랑스길을 따라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가서 멈췄다가 다시 북쪽길(Camino de Norte)을 따라 바욘으로 돌아왔다. 1600km를 걸은 셈이었다. 그녀의 담담함이 무섭게 다가올 정도였다. 범상치 않은 내공이 느껴졌다.

 

벌어진 입을 다물고 정신을 차렸다. 기차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자리를 뜨기로 했다. 여자는 교회 밖까지 나와 내게 손을 들어 보였다. 그리고 인사했다. 

 

“부옌 카미노(좋은 길 되세요).” 

 

왠지 마음이 말랑말랑해져 계획보다 늦은 기차표를 샀다. 동네 빵집에서 초코맛 마카롱을 사서 니브강가의 벤치에 앉았다. 큰 개 한 마리가 주인 눈치를 보며 다가왔다. 킁킁거리며 마카롱을 탐냈다. 평온한 순간이었다. 눈을 감고 숨을 크게 들이켜니 다른 세계에 온 듯 행복했다. 불과 이틀 전만 해도 머리를 쥐어뜯던 내가 떠올랐다.

  

바욘은 인구 4만의 아주 작은 도시다. 오밀조밀한 매력과 두 강이 유려하게 흐르면서 편안함을 선사한다. 스치듯 들리기엔 아까운 도시. 사진=박현광 기자

바욘은 인구 4만의 아주 작은 도시다. 오밀조밀한 매력과 두 강이 유려하게 흐르면서 편안함을 선사한다. 스치듯 들리기엔 아까운 도시. 사진=박현광 기자

 

작은 누나에게 카톡을 보냈다.

 

"누나, 프랑스 나한테 잘 맞는 갑다, 되게 좋은데?" 

"뭐가 좋은데?" 

"어… 그걸 모르겠다, 내가 봤던 유럽이랑 그리 다를 건 없는데, 그냥 좋은데?" 

"니 신분이 달라서 그런 거 아이가." 

 

맞다. 내 신분은 여행자. 공부하지도, 일하지도 않아도 된다. 끄덕끄덕하면서도 이상했다. 그  전에도 공부도, 일도 제대로 안 하긴 마찬가지였다. 미래가 불투명한 것도 그대로다. 바뀐 건 미래 걱정을 잠시 넣어두고 현재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커피 한잔, 술 한잔, 마카롱 냄새를 맡는 개, 상대의 미소, 말 한마디. 하루 만에 떠나기 아쉬울 정도로 오밀조밀한 매력이 있는 바욘이 니브강에 비쳐 찰랑거렸다. 

 

# 드디어 생장, 걷기 하루 전

 

기차역에 내렸다. 사람들 뒷모습에 설렘이 묻어났다. 얼마간 걸으니 마을이 나왔다. 순례자 사무실에 들러 카르덴시알을 먼저 발급받았다. 알베르게(Albergue)라는 순례자 전용 숙소에 들어가 짐을 풀고 5유로를 기부하고 챙긴 조개껍데기를 가방에 달았다. 정말 순례자가 됐다. 

 

생장 피에드로프 기차역. 사람들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걷기 위한 시작점에 오기까지도 너무 힘들었다. 사진=박현광 기자

생장 피에드로프 기차역. 사람들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걷기 위한 시작점에 오기까지도 너무 힘들었다. 사진=박현광 기자

 

사흘째 ‘노 샤워’ 상태를 벗어난 뒤 가방을 정리했다. 순례자 사무실에서 자원봉사자가 일러준 가방 무게가 있었다. 몸무게 15%가 적당, 20%를 넘어가면 무리. 몸무게가 75kg이고 가방이 19kg이니까 이미 20%를 훌쩍 넘었다. 몇 가지 짐을 덜어내자 15.5kg. 여전히 무거웠지만 ‘에이 난 젊잖아’하고 호기를 부렸다.

 

마을에 보이면 순례자 모두 순례자 사무실을 찾는다. 이곳에서 순례자 여권을 발급받아야 순례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사진=박현광 기자

마을에 보이면 순례자 모두 순례자 사무실을 찾는다. 이곳에서 순례자 여권을 발급받아야 순례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사진=박현광 기자

 

생장으로 오는 기차 안에서 봤던 한국인 형님 둘과 저녁을 먹었다. 나이는 40대 중반, 30대 후반이었다. 전체, 메인, 후식이 나오는 순례자 메뉴를 해치우고 마을을 한 바퀴 둘러봤다. 생장은 12세기 말 건설된 나바라 왕국의 도시다. 피레네산맥을 가로지르는 언덕의 자락에 있어 주요 군사적 거점으로 활용됐다. 성곽 요새, 성당, 다리가 오랜 멋을 더했다.

 

마을 끝에 있는 스페인문. 스페인으로 가는 길목인 피레네 언덕을 넘는 군사는 이 문을 통과해서 갔다고 한다. 사진=박현광 기자

마을 끝에 있는 스페인문. 스페인으로 가는 길목인 피레네 언덕을 넘는 군사는 이 문을 통과해서 갔다고 한다. 사진=박현광 기자

 

“뭐 해 먹고 살지 모르겠어요. 답답해서 왔어요.”

“나이 들어도 똑같아. 답은 없더라.”

 

30대 후반 영하 형님과 함께 마을을 내려다봤다. 영하 형님은 일을 그만두고 왔다고 했다. 이직할 곳을 마련하다간 못 올 것 같았다고. 해가 저물면서 마을을 더 강하게 내리쬈다. 내일부터 정말 걷는구나.​

 

생장피에드포르 성곽에서 내려다본 마을 사진. 매년 엄청난 관광객이 찾아들지만 높은 건물이 없는 게 인상적이다. 사진=박현광 기자

생장피에드포르 성곽에서 내려다본 마을 사진. 매년 엄청난 관광객이 찾아들지만 높은 건물이 없는 게 인상적이다. 사진=박현광 기자

 

[아! 산티아고 3] '부엔 카미노!' 피레네산맥을 넘다

터질 듯한 다리, 결국 발톱에 멍…잡생각 싹 사라지고 '뭐부터 버리지?'

‘쉿! 깨겠어’ 소곤거리는 소리에 깼다. 누군가 함께 자고 있었다는 사실이 낯설었다. 손을 더듬어 휴대폰 시계를 봤다. 새벽 다섯 시. 몇몇 순례자가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으쌰’ 가방을 둘러매는 소리, ‘끼익’ 문 여닫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방 안이 고요해졌다. 

 

화들짝 깼다. 다시 잠들었던 모양이다. 한 시간이 지난 여섯 시였다. 방안을 둘러보니 날 제외한 세 명은 떠났고 두 명은 자고 있었다. 순례자 사무실 자원봉사자가 해준 ‘순례자가 많아지고 있으니 일찍 출발하라’ 귀띔이 떠올랐다. 늦으면 다음 알베르게(순례자 숙소)에 자리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퍼뜩 짐을 챙겼다.

 

생장에서 맞은 첫 아침. 사진=박현광 기자

생장에서 맞은 첫 아침. 사진=박현광 기자

 

어둑한 복도를 따라 걷다 보니 주방 나무 문틈 사이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분주한 소리도 들렸다. 주방 문을 열었더니 천국의 문이 열리듯 빛이 쏟아졌다. 눈이 부셨다. 눈을 비비고 있는 내게 주인 할머니가 다가왔다. 

 

커피? 카페오레? 우유는?”​

 

정신이 없어 일단 모든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시리얼 먹는 그릇에 커피를 가득 담아 건넸다. 흠칫 놀라며 할머니를 쳐다봤다. 그는 무심하게도 ‘​빵, 저기 있으니까 가서 먹어’​라는 듯 식탁을 가리켰다. 프랑스에서 시골 인심을 맛볼 줄이야. 헤헤. 웃어 보이고는 식탁에 자리를 잡았다. 이미 식탁은 순례자들로 북적거렸다.

 

“잠은 잘 잤어?”

 

어제저녁 함께 성곽을 올랐던 영하 형님이었다. 큰형님도 옆에 있었다. 벌써 요기를 끝낸 것처럼 보였다. 순례자의 아침은 일찍 시작됐다. 두 형님은 “앞에서 보자”는 말을 남기고 나갔다. 같이 걷자는 말인가?

 

멈칫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에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쉽게 뭉친다. 깊은 유대감을 느낄 수 있어 좋지만 여행할 때만큼은 피해왔다. 같이 다니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내 여행’이 아니라 ‘우리 여행’이 된다. 한국인과 다니면 ‘한국 룰’ 지켜야 한다. 다른 말로 ‘예의’라고 하는데 해외 여행지에서만큼은 벗어던지고 싶은 무언가다. 카미노에 온 마당에 안 될 건 없었다. 이것저것 재지 않기로 했다. 

 

프랑스 길의 시작점 야고보의 문. 199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사진=박현광 기자

프랑스 길의 시작점 야고보의 문. 199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사진=박현광 기자

 

진행 방향과 거꾸로 걸어 야고보의 문으로 갔다. 생장 마을 끝에 있는 야고보의 문은 ‘프랑스 길’의 시작점이다. 길 처음부터 끝을 고스란히 걷고 싶은 마음이었다. 순례자 70%가 프랑스 길을 선택한다. 북적거리는 게 싫을 수 있지만 생각보다 혼자 걸을 일이 많다. 순례자를 위한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진 길이다. 홧김에 산티아고를 온 사람에게 딱 맞다. 별다른 준비 없이도 800km를 걷는 데 문제없다. 

 

# 일상의 아름다움이 다가왔다

 

다들 이런 거 하더라? 너도 해봐.”​

 

출발지점에서 영하 형님이 카메라를 아래로 발 사진을 찍었다. 서른아홉, 일만 하다가 첫 유럽 여행이라고 했다. 어제부터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시종하던 형님이 설레는 모습을 보니까 웃음이 샜다. 큰형님도 카메라 셔터를 쉬지 않고 이리저리 찍어댔다. 다들 평소 잊고 있던 얼굴 근육을 쓰고 있었다. 새로운 시작은 누구나 설레게 만든다.

 

욕심을 냈다. 하루 30~40km씩 걸어 27일 만에 끝내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혹사해야 잡생각이 달아날 것 같았다. 이 정도쯤이야. 좀 더 속도가 나면 25일에도 끝낼 수 있을 거 같았다. 습관적으로 ‘남들보다 더 멀리 더 빨리’를 속으로 외치고 있었나 보다. 물론 이 호기는 얼마 안 가 보기 좋게 박살났지만.


직장을 관두고 처음 나온 유럽에서의 생존을 걱정하던 영하 형님. 사진=박현광 기자

직장을 관두고 처음 나온 유럽에서의 생존을 걱정하던 영하 형님. 사진=박현광 기자

 

함께 시작했지만 두 형님은 빠른 걸음으로 앞서갔다. 혼자 걷다 보면 잡생각이 찾아올 법도 했지만 그럴 겨를이 없었다. 계속 떠오른 생각은 하나뿐이었다. ‘이 가방을 메고 완주할 수 있을까?’ 16kg 배낭이 몸을 짓누르고 있었다. 이마저도 생장에서 3kg를 덜어낸 무게였다. 본격적으로 피레네산맥 초입에 들어서 오르막길이 나타나자 더 그랬다. 아무래도 짐을 더 버렸어야 했나 보다.

 

무릎에 미리 미안한 마음이었다. 조심스레 걷는 속도를 높이려는데 뒤에서 빛 한줄기가 뺨을 스쳤다.

 

“와, 해 뜨는 거 봐.”​

 

일출이었다. 주위에 아무도 없었지만 혼잣말이 튀어나올 만큼 아름다웠다. 뒤로 걸으며 떠오르는 해를 한참 바라봤다. ‘해가 저렇게 아름다웠던가?’ 내가 다른 은하계에 온 것이 아니라면 저 해는 내가 평생 보고 살아온 그 해가 맞다. 

 

새벽, 피레네산맥을 오르다보면 아래로 물안개가 펼쳐진다. 사진=박현광 기자

새벽, 피레네산맥을 오르다보면 아래로 물안개가 펼쳐진다. 사진=박현광 기자

 

해를 보는 여유마저 잊고 지냈다. 1년에 한 번 새해 첫날에? 그마저도 안 간 지 오래다. 해는 매일 뜨지만 우리는 그것이 떠 있을 때는 오후에만 보기에 강하고 피해야 할 존재로 인식한다. 여행을 나오면 어떤 인공물보다 우연히 발견하는 자연이 아름답다는 걸 새삼 느낀다. 몸을 돌려 다시 걷기 시작했다. 나뭇가지가 바람에 살랑였다. 나뭇잎 사이사이로 볕이 흘렀다. 전에 보지 못했던 일상의 아름다움이 다가오고 있었다. 어쩌면 내가 다가간 것일지도.

 

길 한가운데 달팽이가 지나고 있었다. ‘천천히 가’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래 급하지 말자. 내 주위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말자. 여유, 그것은 카미노가 내게 준 첫 선물이었다. ​

 

카미노의 수호신 달팽이. 너무 많아 가끔 밟히기도 한다. 사진=박현광 기자

카미노의 수호신 달팽이. 너무 많아 가끔 밟히기도 한다. 사진=박현광 기자

 

# 괜찮다. 조금 늦어도 

 

“오는 길에 머리가 하얗게 센 할머니가 혼자 걷더라. 엄청 천천히. 저분은 왜 걸을까? 할머니 뒤를 따라 걸으면서 생각해 봤는데 잘 모르겠더라고.”

 

어느새 함께 걷던 영하 형님이 말이다. 내가 영하 형님 나이쯤 되면 적어도 ‘장래’ 고민은 하지 않지 않을까?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나왔다는 영하 형님을 보면서 ‘왜 걸을까’ 내심 궁금했다. 내가 영하 형님에게 가졌던 생각을, 영하 형님이 다른 사람을 보고 했다는 게 생경했다. 

 

카미노에선 혼자 온 백발 순례자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사진=박현광 기자

카미노에선 혼자 온 백발 순례자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사진=박현광 기자

 

카미노를 오고 처음 눈에 들어온 게 있다. 순례자 중 40~60대 중장년층이 20~30대보다 조금 많거나 비슷하다는 사실이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혼자 걷기도 한다. 왜 걷느냐고 물으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서”라고 마치 짠 것처럼 같은 답변을 내놓는다. 사실 카미노에서 왜 걷느냐는 말보다 더 어려운 질문은 없다. 뚜렷한 답을 자신도 모르거나 아주 복잡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똑같은 답변을 내놓는 걸지도 모르지만 위안이 됐다.

 

항상 뒤처진 기분이었다. 하고 싶은 걸 찾아 뜻있게 삶을 보내겠다고 시작한 방황이었지만 길어질수록 무기력해졌다. 취업해 삶의 방향을 찾아가는 것 같은 주위 친구들을 보면 ‘나는 뭘 하고 있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지금 고민에 든 품삯을 미래에 보상받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하찮게 느껴지곤 했다. 

 

소뿐만 아니라 말과 양떼를 보면 그림 속에 들어온 기분. 방목된 가축들 걸으며 인사하다보면 힘이 난다. 사진=박현광 기자

소뿐만 아니라 말과 양떼를 보면 그림 속에 들어온 기분. 방목된 가축들 걸으며 인사하다보면 힘이 난다. 사진=박현광 기자

 

카미노에서 마주한 노인의 뒷모습은 “괜찮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시간이 지나도, 나이가 들어도 인생에서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 사라질 수 없는 고민이 있으니 너무 급할 것 없어”라고. 카미노에선 젊은 사람들은 빠르게 걸으려 했고, 나이 든 사람들은 느리게 걸으려 했다.

 

어느새 양옆으로 내려다보이는 피레네산맥이 장관이었다. 프랑스와 스페인을 오가는 군대가 다녔다는 길목답게 시야가 탁 트여 있었다. 바람이 강해 앞을 내딛기가 힘들었지만 등과 가방 사이에 맺힌 땀을 식혀줘 상쾌했다. 양치기가 양떼를 몰고 다녔고, 순례자는 하나둘 너른 들판에서 휴식을 취했다. 소와 말도 함께 들판에 걸렸다.

 

“비아코레 성모자상, 피레네를 무사히 넘을 수 있게 해주세요.” 시세 언덕에서 만난 성모자상, 종교와 상관없이 자연스레 기도를 하게 된다. 사진=박현광 기자

“비아코레 성모자상, 피레네를 무사히 넘을 수 있게 해주세요.” 시세 언덕에서 만난 성모자상, 종교와 상관없이 자연스레 기도를 하게 된다. 사진=박현광 기자

 

피레네산맥에 들어서면 정상까지 경사가 쉬지 않고 계속된다. 다리가 터질 것 같다. 가방까지 메고 있다면 숨이 목까지 차오른다. 첫날 가장 많은 사고가 나는 이유다. 카미노 관련 실화를 다룬 영화 ‘더 웨이’ 주인공 아들이 실종돼 사망한 것도 첫날이다. 

 

# 첫날부터 멍이라니

 

“부엔 카미노(좋은 길 되세요)!

 

순례자는 서로 힘을 준다. 포기하고 싶다가도 인사 한방이면 힘이 난다. 등 뒤에서 북유럽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들렸다. 벤자민과 소피아는 핀란드에서 온 커플이었다. 그들은 유쾌했다. 벤자민은 서른, 소피아는 스물네 살. 생기가 남달랐다. 

 

부엔 카미노! 서로에게 인사를 건네다보면, 타인과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기분이다. 그래도 경사가 끊이지 않는 피레네산맥은 정말 힘들다. 사진=박현광 기자

부엔 카미노! 서로에게 인사를 건네다보면, 타인과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기분이다. 그래도 경사가 끊이지 않는 피레네산맥은 정말 힘들다. 사진=박현광 기자

 

둘은 전문가 자태를 뽐내며 빠른 걸음으로 나아갔다. 보기와는 다르게 트레킹이 처음이라는 말에 서로 웃음이 터졌다. 핀란드는 산이 없다고. 한동안 같이 걷다 보니 이런 저린 이야기가 오갔다.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어 회심의 질문을 날렸다. 

 

“요즘 가장 큰 걱정거리가 뭐야?”
“걱정? 음…. 어. 딱히 없는데?”
“어떻게 걱정이 없을 수 있지?” 
“아냐,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긴 해. 심각한 건 아니지만.”

 

북유럽이 행복도가 높다는 말, 익히 들어 알았지만 직접 한가한(?​) 반응을 접하고 나니 괜한 소외감이 들었다. 부러움도 잠시, 둘의 속도에 맞춰 걷다 보니 발가락이 아팠다. ‘이러면 안 되는데.’ 덜컥 겁이나 둘을 먼저 보냈다. 첫날에 멍이라도 들면 큰일이다. 

 

힘들었다. 땀에 흠뻑 젖어 아무 생각이 안 났다.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몰랐지만 잡생각이 싹 사라졌다. 초기 목적 달성을 이렇게나 빨리 이룰 줄은 몰랐다. 내 머릿속에 가득한 생각은 하나뿐이었다. ‘도착하면 뭐부터 버리지?’

 

보인다 보여, 론세스바예스. 더 갈 계획이었지만 피레네산맥을 넘고 나니 그런 생각이 싹 가셨다. 사진=박현광 기자

보인다 보여, 론세스바예스. 더 갈 계획이었지만 피레네산맥을 넘고 나니 그런 생각이 싹 가셨다. 사진=박현광 기자

 

어느새 걸어서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을 넘어섰다. 정신이 없어 그런 줄도 몰랐다. 오르막길은 내리막길로 변해있었다. 수풀 사이로 벽돌로 쌓아 올린 중세풍 건물이 보였다. 론세스바예스(Roncesvalles). 생장에서 출발해 가장 먼저 있는 마을이다. 본래 계획은 이 마을을 지나 다음 마을에서 자는 거였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 묵고 가기로 했다.

 

론세스바예스는 예부터 악명의 피레네산맥을 넘은 군대나 순례자에게 휴식처가 되어 주던 마을이다. 피레네산맥을 넘고 만나는 마을은 정말 예뻐 보일 수밖에 없다. 규모가 아주 작아 마을엔 200명 수용이 가능한 공립 알베르게가 딱 하나 있다. 새로 지어져 시설이 좋다. 식당은 두 곳 있지만 작은 구멍가게조차 없기 때문에 생장에서 이동식을 넉넉하게 사오는 게 좋다. 

 

27km, 오늘 걸은 거리였다. 산맥을 넘었으니 피로는 그 이상이다. ‘악’ 소리가 났다. 씻으려고 양말을 벗는데 새끼발톱에 통증이 몰렸다. 멍이었다. 그리 심하진 않았지만 결국 걷기 시작하고 하루 만에 발톱에 멍이 들었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아! 산티아고 Tip]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 가장 좋은 시기는 9~10월. 선선한 날씨에 적당한 인원과 걸을 수 있다. 가장 사람이 많은 시기는 6월. 야고보 성인 축일인 7월 25일에 맞춰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하고자 하는 순례자가 몰리기 때문. 정보가 없어 망설여진다면 프랑스 길을 택하면 된다. 프랑스 길은 순례자에게 의식주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걷고자 하는 의지와 하루 30유로(약 4만 원) 예산을 잡으면 충분하다. 

 

생장에서 이동식을 넉넉히 챙겨서 출발하기 권장한다. 순례자 길을 걷는 중 피레네산맥을 넘는 첫날이 가장 난코스다. 힘을 많이 쏟기에 에너지 보충을 하면서 걸을 필요가 있지만 먹거리를 조달할 방법이 없다. 혹시 깜빡했는데 입에 단내가 난다면 순례자 중 아무것도 먹지 않는 사람도 있으니 잘 부탁해보길.

[아! 산티아고 4] "빼면 한결 나아" 신발 깔창의 깨달음

론세스바예스에서 주비리까지…욕심을 버리니 가방 무게가 줄었다   아침 6시, 모닝콜이 울렸다. 소리가 어찌나 큰지 같은 층에 있는 모두가 깼다. 중저음과 고음이 뒤섞인 하모니. 찌푸린 얼굴로 몸을 일으키던 사람들 눈에 웃음이 번졌다. 알베르게 자원봉사자가 기차놀이하듯 일렬로 줄지어 다니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인간 모닝콜이었다. 론세스바예스 알베르게 명물이다.

 

“새벽이 밝았습니다. 모두들 일어나세요.”

 

모닝콜 순례가 끝나자 자원봉사자가 큰소리로 외쳤다. 순례자들은 주섬주섬 짐을 챙겼다. 이미 깨끗하게 비워진 자리도 있었고, 다시 도로 베개에 얼굴을 묻는 사람도 있었다. 더 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간신히 정신을 붙들었다. 오늘 목표는 라라소냐(Larrasona)였다. 28.5km 거리. 이 길을 소화해내려면 일찍 출발해야 했다.

 

론세스바예스의 아침. 수도원 너머로 동이 튼다. 종교는 없지만 마음이 경건해진다. 사진=박현광 기자

론세스바예스의 아침. 수도원 너머로 동이 튼다. 종교는 없지만 마음이 경건해진다. 사진=박현광 기자

 

“하느님 아버지….”

 

수도원 너머로 동이 트고 있었다. 말 못할 경건함이 느껴졌다. 새벽 공기를 한숨 크게 들이켰다. 한 무리 한국 사람들이 둥글게 손을 맞잡고 기도하고 있었다. 종교는 없지만 나도 모르게 마음 속 큰 존재에게 기도했다. ‘무사히 이 길을 걷게 해주세요.’

 

마을을 나오니 자동차 표지판이 보였다. ‘SANTIAGO DE COMPOSTELLA 790KM(산티아고까지 790km 남음)’. 몇몇 순례자는 그 표지판에 붙어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 옆 나무 울타리 안에서 양들이 풀을 뜯고 있었다. 평화로운 아침이었다. 어제 얻은 새끼발톱 멍에서 통증이 올라온다는 것 빼곤.

 

# 등산화 깔창에서 인생을 깨닫다

 

흙길과 숲길이 나와 마음이 산뜻했다. 한 발 한 발 차근차근 내디뎠다. 아무도 없는 길을 혼자 걷는 기분을 만끽하고 있는 찰나. 뒤에서 누군가 발소리를 냈다. 앳되고 늘씬한, 얼굴이 주먹만 하고 잘생긴 서양인이 날 추월하려고 했다. 나도 괜스레 슬쩍 속도를 냈다. 마치 왕복 이 차선 시골길에 나타난 스포츠카를 그냥 보내줄 수 없는 티코의 마음이랄까.

 

평화롭게 새벽공기와 함께 풀을 뜯는 양떼. 아침마다 자연과 함께라는 사실이 기쁘게 한다. 사진=박현광 기자

평화롭게 새벽공기와 함께 풀을 뜯는 양떼. 아침마다 자연과 함께라는 사실이 기쁘게 한다. 사진=박현광 기자

 

스포츠카가 높아진 내 속도보다 더 빨라지려 할 때 인사를 건넸다. 그의 이름은 마크. 미국에서 온 청년이었다. 한국 나이로 스물여섯이니까 나보다 한 살 어렸다. 그도 오늘 라라소냐까지 간다고 했다. 모험심이 강한, 나와 비슷한 과였다. 대부분 순례자는 이튿날 코스로 라라소냐 전 마을인 주비리를 택한다.

 

“고민이 뭐야? 지금 네 인생에서 가장 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좀 친해졌다 싶을 때 물었다. 재미없고 따분한 질문이었지만 카미노에선 시간이 많았다. 이곳에선 ‘지루한 주제’가 흥미로운 주제가 되기도 했다. 마크 첫 대답은 간결했다.

 

“공부랑 돈.

 

순간 공감대가 생겼다. ‘고민? 그게 뭐야?’라는 반응을 보였던 핀란드 커플에게서 느꼈던 박탈감을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약학대학원에 다니고 있는데 공부 스트레스가 장난 아니야. 사실 이렇게 여행 나오지도 못하는 건데 교수한테 말했어. 나 좀 나갔다 오겠다고. 힘들어서 도저히 못하겠다고. 그리고 너도 알겠지만, 미국 대학교 등록금이 장난 아니잖아? 파트타임을 하면서 돈을 벌긴 하는데, 그걸로 부족하니까 부모님께 손 벌리기도 하고 그래, 너는?”

 

내 고민과 다르지 않았다. 아니, 같았다. 다른 나라에 사는 나와 다른 청년이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에 묘한 안도를 느꼈다. 마크는 약사라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부럽기도 했다. 우리는 죽이 잘 맞았다. 그와의 시답지 않은 이야기 속에서 평소 날 괴롭히던 걱정을 조금씩 덜어낼 수 있었다.

 

카미노 위에선 시간이 많다. 지루하고 따분한 주제도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되어 다가온다. 사진=박현광 기자

카미노 위에선 시간이 많다. 지루하고 따분한 주제도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되어 다가온다. 사진=박현광 기자

 

“다른 고민은 없어?”

“사실 아직 못 잊는 사람이 있어. 전 여자친구…. 2년 전에 만났다가 그 친구가 대학을 서부로 가는 바람에 서로 거리가 너무 멀어서 헤어졌는데, 아직 문득문득 생각나. 물론 그사이에 다른 사람을 만나보려고도 했는데, 그거 알아? 새로운 사람을 전 여자친구만큼 사랑할 수 없을 거 같은 거.”

“내가 요즘 하는 고민이랑 비슷하네. 나도 여전히 마음에서 안 잊히는 사람이 있는데.”

 

연애 이야기가 흥미진진한 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같은 모양이다. 

 

“마크, 너 어떤 여자가 좋아?”

“어. 음. 일단 너무 까탈스럽지 않으면 좋겠고, 어떤 영적으로 좀 뭐랄까, 정신적으로 성숙했으면 좋겠어. 무슨 말인지 알아?”

“마치 카미노를 걸을 법한 여자?”

“맞아! 딱 그거야.”

 

마크는 잘 쉬지 않았고, 쉬어도 조금만 쉬고 곧장 걸었다. 신체 운동능력이 뛰어난 것도 있었지만 마크 등에는 아주 간소한 가방이 매달려있었다. 다시 고쳐 맬 때면 ‘읏차’ 소리가 절로 나는 가방을 ‘지고 있는’ 내가 애처로워 보일 정도였다. 

 

유독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았다. 허벅지가 터질 것 같았다. 스페인어에 능통한 마크는 “말 카미노!”를 연신 외쳐댔다. 말(mal)은 스페인어로 ‘나쁜’이라는 뜻이란다. ‘빌어먹을 길’이라는 투정이었다. 그 밖에도 마크는 함께 걸으며 내게 많은 스페인 욕을 알려줬지만 구태여 밝히진 않기로 한다.

 

20km쯤 걸었을까. 간단한 요기를 할 겸 ‘대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휴식을 오래 취할 것 같을 때 순례자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 신발을 벗는 것이다. 양말도 벗는다. 새끼발톱에 쌀 반 톨만 했던 멍이 불린 듯 커져 있었다. 아팠다. 

 

함께 숲길을 걷던 마크가 앞서갔다. 멀어지는 마크 모습을 보며 마지막이라는 걸 직감하고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사진=박현광 기자

함께 숲길을 걷던 마크가 앞서갔다. 멀어지는 마크 모습을 보며 마지막이라는 걸 직감하고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사진=박현광 기자

 

다시 출발하자는 마크가 애석했다. 꾹 참고 양말을 신고 등산화에 발을 꾹꾹 눌러 담았다. 끈을 질끈 동여매고 뇌에 신호를 보냈다. ‘발을 내디뎌.’ 다행히 걸음이 앞으로 나아갔지만 뇌로 전해지는 통증을 차단하진 못했다. 뇌는 두 가지 명령을 동시에 내렸다. ‘멈춰’와 ‘마크를 따라가.’ 결국 우유부단한 뇌 대신 발이 결단을 내렸다.

 

떠나가는 마크를 보내고 멈추기로 했다. 걷는 동안 마크와는 그게 마지막이었다. 후에 종착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다시 만난 마크는 “난 널 라라소냐에서 기다렸어. 당연히 쫓아 올 줄 알았지”라고 말했다. 

 

길목에 털썩 앉았다. 지나가는 누구 하나 “저리 비켜”라고 신경질 내지 않았다. 대신 괜찮으냐고 물었다. 괜찮지 않았지만 괜찮다며 웃었다. “무아 무슨 일이야?” 벤자민과 소피아였다. ‘무아’는 내 영어 이름이었다. 왠지 모르게 눈물이 왈칵 날 뻔했다. 사정을 설명하니 벤자민이 하는 말. “그럼 깔창을 빼봐. 나도 신발이 꽉 조여서 뺐더니 한결 낫더라.”

 

정말 한결 나았다. 물론 이미 생긴 멍이 없어질 리 없었다. 신발에 발톱이 닿을 때마다 아팠지만 덜했다. 깔창을 빼내면서 나 자신이 바보 같았다. 꼭 내 인생 축소판 같았다.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지 않고 감내했다. ‘이거밖에 안 돼?’라며 내 나약함을 나무랐다. 급박한 마음에 차분히 생각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깔창을 빼는 게 그렇게 어려웠을까. 순례 길을 걸을 땐 꽉 조이는 신발을 절대 신어선 안 된다. 사진=박현광 기자

깔창을 빼는 게 그렇게 어려웠을까. 순례 길을 걸을 땐 꽉 조이는 신발을 절대 신어선 안 된다. 사진=박현광 기자

 

주변 사람이 만들어 둔 ‘나의 모습’에 끼워 맞추다 보니 여유가 없었다. 남들이 날 더러 “잘 걸을 것 같다”고 말했으니 난 잘 걷는 사람이어야 했다. “라라소냐까지 충분히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기 때문에 오늘 내 목표는 그곳에 도착하는 것이었다. 마음이 급했다. 통증을 돌볼 여유가 없었다. 하루 쉬고 발톱 멍이 잦아들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 뒤처지는 것 같았으니까. 

 

그렇게 난 나 자신에 소홀했다. 마치 여태까지 ‘내가 하고 싶은 것’과 ‘주변에서 내게 원하는 것’ 사이를 오가며 ‘넌 네가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냐’고 자책했던 것처럼.

 

# 일본인 백발노인과 걷다가 눈물이

 

절뚝이며, 걷다 쉬고를 반복했다. 저 멀리 백발 동양인 남자가 아주 천천히 걸어왔다. 그의 이름은 와타루. 일본인이었다. 나이가 육십이 넘었다고 했다. 걷는 속도가 나와 딱 들어맞았다. 그는 혼자 왔다고 했다.

 

“어떻게 혼자 오셨어요?

​이제 은퇴를 하고 나니까 뭘 해야 좋을지, 사는 게 뭔가 싶어서 왔어요.

 

잘나가는 회계사였다고 했다. 딸들은 다 커서 시집을 갔다고. 출장으로 해외를 다닌 게 전부라며 카미노는 인생의 큰 도전이라고 했다. 

 

“당신은 어찌 왔는고?”

“뭘 해야 좋을지 몰라서요. 머리가 복잡해서 생각을 비우려고 왔어요.”

“나이가?”

“만으로 스물여섯이요.”

 

와타루 아저씨는 얼굴에 옅은 미소를 새겼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당신 나이 때 만화가가 되고 싶었어. ‘내 그림이 뭐가 되겠어?’라는 생각에 그냥 취업했지요. 그때는 만화가가 알아주지도 않는 직업이었어. 돈 벌고 나니 여행을 떠나고 싶더라고. ‘애가 생기기 전에 돈 좀 더 벌고 가자’면서 미뤘지. 아이가 생기고, 내 일이 바빠지니까 내 삶이 없어지더라고.”

 

그는 더듬더듬 느렸지만 머릿속에서 신중하게 영어 단어를 골랐다. 

 

부르게테(Burgute) 마을. 길을 걷다 보면 잘 정돈된 마을을 지나게 된다. 나도 모르게 구멍가게에 들러 간식을 챙긴다. 사진=박현광 기자

부르게테(Burgute) 마을. 길을 걷다 보면 잘 정돈된 마을을 지나게 된다. 나도 모르게 구멍가게에 들러 간식을 챙긴다. 사진=박현광 기자

 

“젊을 때 항상 ‘늦었다’는 생각에 포기가 빨랐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후회되지. 바보 같았어. 젊음은 황금과 같은 거예요. 정말로. 물론 지금은 막막하고 불안하겠지요. 나도 그랬으니까. 근데 정말 하고 싶은 거 하세요. 돈은, 돈은 그리 중요하지 않더라고요.”

 

와타루 아저씨는 자신의 영어에 답답함을 느끼는 듯했다. 내게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는 “내가 말해주고 싶은 건 딱 하나”라며 세 마디를 내뱉었다. “포기하지 말아요. 절대로. 포기하지 마요 (Never give up, Never give up, Never give up). 하고 싶은 걸 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예요.”

 

눈물이 나려고 했다. 그는 가르치려 들기보다는 자신의 인생을 차근차근 풀어냈다. 눈물을 도로 집어넣으려 고개를 들었다. 강렬한 햇빛이 얼굴을 비췄다. 카미노는 해를 등지고 동에서 서로 걷는 길이다. 해가 내 앞에 위치하면 쉬라는 뜻과 같다. 

 

오후 2시쯤 목적지 전 마을인 주비리에 도착했다. 여기서 묵기로 했다. 마을 입구에서 가장 처음 보이는 알베르게에 들어갔다. 반가운 얼굴들이 있었다. 영하 형님과 큰형님 그리고 벤자민과 소피아. 라라소냐까지 가겠다던 객기를 접었다고 말하니 방긋 웃으며 축하해줬다.

 

주비리 전경. 아기자기하고 냇가가 흐르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순례 길을 걷다 나오는 수많은 마을 중 손꼽힐 만큼 쉬기 좋은 곳이다. 사진=박현광 기자

주비리 전경. 아기자기하고 냇가가 흐르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순례 길을 걷다 나오는 수많은 마을 중 손꼽힐 만큼 쉬기 좋은 곳이다. 사진=박현광 기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짐 버리기였다. 16kg이었던 가방을 12kg까지 줄였다. 두 번째로 한 일은 샌들 사기. 도저히 등산화를 신고 걸을 순 없었다. 고생한 발을 주비리 입구에 흐르는 강물에 담갔다. 마치 대장장이가 불에 달군 쇠붙이를 찬물에 담그는 기분이었다.

 

저녁. 같은 방 사람들과 밥을 지어 먹고 와인을 한잔했다. 침대에 누우니 세상 마음이 편했다. 계획대로 되는 건 없다.

 

[아! 산티아고 Tip] 산티아고 순례 길을 가고자 마음먹은 사람이라면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신발이다. 한 달간 내 생사를 결정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신발, 어떤 걸 골라야 할까? 

 

사실 어떤 신발을 신고 와도 좋다. 가장 중요한 건 사이즈다. 자기가 평소 신는 사이즈보다 한 치수 혹은 두 치수 큰 신발을 골라야 한다. 절대로 ‘핏’을 보고 사는 우를 범하지 말길 바란다. 너무 크다 싶으면 깔창을 더 많이 깔면 그만이다. 산티아고 순례 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자주 나타난다. 특히 내리막에서 꽉 끼는 신발을 신으면 물집과 멍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건 발목까지 올라오지 않는 가벼운 트레킹화다. 경험상 대부분 한국인은 발목까지 잡아주는 등산화를 신는다. ‘비추​다. 순례 길에서 만나는 산은 한국의 산처럼 경사가 심하지도, 암벽이 많지도 않아 ‘전문 등산화’가 필요하지 않다. 등산화는 무겁기 때문에 발의 피로를 높인다. 가끔 물집 하나 없이 완주하는 사람이 있는데, 열의 아홉은 가벼운 트레킹화를 신었다. 


[아! 산티아고 5] 그곳엔 자기만의 '카미노'가 있다

순례자가 사랑하는 도시 팜플로나로 가는 길…"완주 못 해도 괜찮아"눈을 뜨자마자 한 단어가 떠올랐다. ‘포기’였다. 멍든 새끼발톱이 살짝 들린 상태로 너덜거렸다. 등산화는 신을 엄두도 나지 않았다. 통증이 심했다. 걷기 시작한 지 고작 3일째 되는 날이었다. 

 

나를 제외한 순례자들은 모두 활기차게 아침을 맞고 있는 듯했다. 밖에선 출발하기 전 서로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소리가 들렸고, 알베르게 안은 텅 비어있었다. 이층침대에서 스르르 몸을 일으켜 새끼발가락에 하중이 전해지지 않게끔 살금살금 내려왔다. 혼자 남겨진 방 안에서 주섬주섬 짐을 챙기다 보니 처량한 생각마저 들었다.

 

팜플로나 성곽. 16세기 합스부르크 왕가의 왕인 펠리페 2세에 의해 만들어져 단 한 번도 무너지지 않았다. 19세기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에 의해 무혈 함락됐다. 사진=박현광 기자

팜플로나 성곽. 16세기 합스부르크 왕가의 왕인 펠리페 2세에 의해 만들어져 단 한 번도 무너지지 않았다. 19세기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에 의해 무혈 함락됐다. 사진=박현광 기자

 

알베르게 문을 열어젖히고 밖으로 나왔다. 잰걸음으로 속도를 내며 지나가는 순례자들 얼굴에 웃음이 만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 걷는 구간은 ‘평온의 길’이라 불린다. 20km 남짓 짧고 험한 길 없이 전체적으로 순탄한 내리막길이다. 게다가 오늘의 목적지는 ‘팜플로나(Pamplona)’​다. 

 

팜플로나는 순례자 길에서 만나는 몇 안 되는 대도시 중 하나다. 우리에겐 소몰이 축제인 ‘엔시에로(Encierros)’​ 행사로 잘 알려진 곳이다. 엔시에로 행사가 진행되는 산 페르민 축제는 7월 6일부터 14일까지 열리기 때문에 이를 즐기려면 시기를 잘 맞춰야 하지만, 모든 계절의 순례자들은 팜플로나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먹을거리가 풍부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팜플로나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팜플로나는 옛 나바라 왕국의 수도다. 2000년 세월이 깃든 궁전을 비롯해 유서 깊은 성당과 건축물을 눈으로 맛볼 수 있다. 성문을 통과하면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로 온 착각이 들 정도다. 이베리아반도와 갈리아를 잇는 길목에 위치한 군사적 요충지로 스페인을 프랑스로부터 지키기 위한 방어 거점이기도 했는데 흥미로운 일화가 있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왕인 펠리페 2세가 16세기 세운 팜플로나 성벽은 높고 단단해 ‘무적의 요새’로 유명했다. 역사상 단 한 번도 뚫리지 않았던 성벽은 19세기 들어 프랑스군에 의해 ‘무혈’ 함락된다. 스페인을 공략하던 나폴레옹은 팜플로나를 창으로 뚫을 수 없다는 걸 깨닫고 꾀를 냈다. 

 

겨울이 되자 프랑스군 병사들은 성벽 앞에서 눈싸움을 하는 척했다. 이 모습이 재미있어 보였던 스페인 병사들은 성문을 열고 눈싸움을 하기 위해 나왔다. 이때 프랑스 병사들이 눈 속에 숨겨두었던 무기를 꺼내 스페인군의 항복을 받아내고 성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수비리에서 팜플로나 구간은 평온의 길이라 불릴 만큼 무난한 길이 펼쳐진다. 사진=박현광

수비리에서 팜플로나 구간은 평온의 길이라 불릴 만큼 무난한 길이 펼쳐진다. 사진=박현광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풍부한 팜플로나에 가는데 어찌 웃음이 나지 않을 수 있을까. 등산화 대신 샌들을 신으니 좀 참을 만했다. 양말을 두 켤레를 겹쳤다. 참을 만했지 괜찮지는 않았다. 자꾸 뒤뚱거렸다. 내 앞에 800km가 남았다니 막막하고 불안했다.

 

“부엔 카미노!” 

 

웬 거지꼴을 한 서양 남자가 양손에 든 나무 지팡이를 휘적거리며 내 뒤를 따라붙었다. 내 뒤엔 아무도 없었는데 언제 거리를 좁혔는지 놀랐다. 노란 레게머리, 긴 턱수염, 다 해진 옷, 꼭 시간을 건너온 순례자 같았다. 이름은 매튜였는데, 파리에서부터 걸었다고 했다. 이미 800km를 넘게 걸은 상태였다.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사람처럼 활력이 넘쳤다. 눈빛이 싱싱했다. 내가 먼저 말을 건넸다.

 

“파리가 집이야? 아니면 여행전문가 뭐 그런 건가?”

“아니, 난 캐나다에서 일하는 목수야. 긴 휴가를 내고 유럽 여행을 왔는데 순례자 길이 있다는 거야. 파리에서 그 사실을 알고 ‘그럼 한 번 걸어보자’는 생각에 걷기 시작했어.”

“발은 괜찮아?”

“난 아무 문제 없다고, 친구!”

 

바욘 대성당에서 만난 여자 순례자가 떠올랐다. 1600km를 걸었다던 그녀에게서 느껴졌던 차분하면서 단단한 기운 같은 것이 매튜 주위에 감돌았다. 더 대화하고 싶었지만 먼저 가라고 했다. 그의 걸음을 따라가다간 당장 내일 그만둬야 할지도 몰랐다. 매튜는 절뚝이는 날 보며 알겠다는 표정으로 악수를 건넸다. 내가 그의 손을 잡자 그는 내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다시 만난 매튜. 부러진 나뭇가지를 지팡이 삼아 쓰던 그. 나무가 닳아 지팡이가 짧아지자 대장간에 들러 손질을 부탁했다. 사진=박현광 기자

다시 만난 매튜. 부러진 나뭇가지를 지팡이 삼아 쓰던 그. 나무가 닳아 지팡이가 짧아지자 대장간에 들러 손질을 부탁했다. 사진=박현광 기자

 

“이봐 친구, 이곳 카미노에선 순례자들끼리 하는 말이 있어. ‘각자 자기만의 카미노가 있다(Everyone has their own Camino)’. 빨리 걸을 수도, 천천히 걸을 수도 있어. 산티아고까지 갈 수도, 못 갈 수도 있지. 중요한 건 자기가 걸을 수 있는 만큼 걸으면서 이 길을 즐기는 거야. 스스로를 너무 밀어붙이지 마. 행운을 비네.”

 

습관 같았다.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일찌감치 그만두려고 했다. 단순 흥미를 잃어서가 아니라 뒤처질까 불안했기 때문이다. 패배감을 맛보기 싫었다. 핑곗거리를 찾아 그만두면 내 능력에 대한 평가를 유보할 수 있었다. 물론 나아지는 건 없었다. 지금 내가 또 그러려고 했다. ‘이럴 바에 편하게 휴양이나 하고 돌아갈까? 고통받으면서 걸을 이유가 뭐야’라며 되뇌고 있었다. 사실 아침에 팜플로나에서 운행하는 버스 시간표를 알아보기도 했다.

 

매튜가 던진 말은 날 나무라면서도 위로했다. 그는 뛰는 듯 걸어갔다. 뒷모습이 사라지고, 길을 덮은 물안개가 나타났다. 그 사이 발가락이 적응했는지 걸을 만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조금 났다.

 

휴식을 취하는 순례자들. 길을 걷다가 나타나는 카페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사진=박현광 기자

휴식을 취하는 순례자들. 길을 걷다가 나타나는 카페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사진=박현광 기자

 

길은 편안했다. 가끔 오르막도 있었지만 경사가 심하진 않았다. 숲길을 지나면서 따가운 햇볕도 피할 수 있었다. 길 위에서 만난 한국인 일행과 함께 걷다 보니 어느새 팜플로나에 가까워졌다. 대구에서 온 ‘백자매’​와 막 제대하고 산티아고에 온 호기. 모두 나이가 비슷해서 이야기가 잘 통했다.

 

숲길이 끝나자 큰 시가지가 보였다. 마을 입구에 500년 된 다리를 건넜다. 로마시대에 만들어진 다리가 지금까지 활용되고 있었다. 마을에 들어서자 길 양옆으로 건물이 줄지어 있었다. 건물이 높거나 세련되지 않았지만 갑자기 현실로 돌아온 것 같았다. 숲길과 도심이 시차 없이 이어져있었다. 

 

“여기 소매치기가 많다니까 조심해.”

 

칼이라는 소년이었다. 멍청한 표정으로 어영부영하는 게 티가 났는지 달려와서 경고했다. 시가지에는 순례자를 노리는 ‘얌체범’​이 더러 있다. 큰 짐을 지니고 있으니 물건을 빼앗아 달아나기 딱 좋다. 특히 카메라나 휴대폰, 지갑을 조심해야 한다. 종종 당한다. 걱정된다면 시가지를 지날 땐 혼자보단 여럿이서 다녀야 한다. 시가지는 순례길 표식이 잘 되어있지 않아 길을 잃기도 쉽다.

 

팜플로나 성곽을 지나면 성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사진=박현광 기자

팜플로나 성곽을 지나면 성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사진=박현광 기자

 

칼은 새하얀 피부에 가느다란 팔다리를 가진 중학생 남자였다. 엄마와 엄마 친구랑 함께 왔지만 내가 마음에 들었는지 옆에 꼭 붙어 말을 걸었다. 일찍부터 아빠의 부재를 견뎌왔다고 하니 성인 남자와의 대화가 그리웠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얼마 남지 않았지만 팜플로나까지 함께 걷기로 했다.

 

“오늘은 어디까지 가?”

“팜플로나.”

“최종 목적지는 어디야? 산티아고? 피니스테라?”

 

최종 목적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한 많은 순례자가 세상의 끝이라고 불리는 피니스테라(finnistella)까지 간다는 걸 걷고 나서야 알았다.

 

“나 오늘 집에 가. 팜플로나에서 버스 타고 두 시간 가서 지하철 타고 한 시간. 나 파리에 살 거든. 내일모레 학교 가야 해.”

 

화들짝 놀랐지만 이해됐다. 한국에 산다면 제주도 올레길을 굳이 한 번에 완주할 필요는 없다. 언제든 마음먹으면 닿는 거리에 제주도가 있으니 무리하지 않는다. 칼에게 순례 길은 아마 그런 의미일 것이다. 순례 길을 걷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오다가 공항에 버려졌던 기억이 나서 조금은 야속했다.

 

수말라까레기 문. 팜플로나 성 안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성문이다. 웨딩촬영이 한창이었다. 사진=박현광 기자

수말라까레기 문. 팜플로나 성 안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성문이다. 웨딩촬영이 한창이었다. 사진=박현광 기자

 

나중에 알았지만 많은 유럽인이 몇 년에 걸쳐 순례 길을 걷는다. 일주일 짧은 휴가가 생길 때마다 순례 길을 찾는다. 지난번에 그만뒀던 곳에서부터 이어 걸어 완주하는 것이다. 카르덴시알(순레자 여권)에 찍어둔 도장으로 순례를 증명한다. 

 

“걸으니까 어때?”

“좋아. 길이 아름답잖아. 다음에도 또 올 거야. 다음번엔 팜플로나에서 부르고스(Burgos)까지 걸으려고.”

 

칼은 편안해 보였다. 즐기고 있는 얼굴이었다. ‘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을 리가 없었다. 내가 가진 급박함과 대조됐다. 칼을 보면서 꼭 산티아고까지 가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중간에 포기해도 되니 갈 수 있는 데까지만 가자. 단, 괴로워하지 말고.’ 

 

이름 모를 작은 축제가 진행 중이었다. 왁자지껄하고 모두가 행복해 보였다. 팜플로나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분위기는 순례자 모두가 사랑할 만 했다. 사진=박현광 기자

이름 모를 작은 축제가 진행 중이었다. 왁자지껄하고 모두가 행복해 보였다. 팜플로나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분위기는 순례자 모두가 사랑할 만 했다. 사진=박현광 기자


 

“모두 자기만의 카미노가 있다”던 매튜의 말이 떠올랐다. 마을 입구에서 칼과 인사를 하고 다리를 건넜다. 아름다운 팜플로나 성곽이 눈에 들어왔다. 쳐다보면 목이 아플 정도로 높았다. 성문을 통과하니 이름 모를 작은 축제가 한창이었다. 알베르게에선 낯익은 얼굴들이 날 반겼다. 가장 늦게 도착했지만 오늘 하루를 무사히 끝낸 기쁨이 반감되진 않았다.

 

팜플로나의 밤. 팜플로나를 거닐다 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하다. 사진=박현광 기자

팜플로나의 밤. 팜플로나를 거닐다 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하다. 사진=박현광 기자


 

[아! 산티아고 Tip] 순례 길 소매치기를 조심하라?!

 

순례 길엔 중세풍의 시골 마을이 주를 이룬다. 가끔 잘 갖춰진 마을이나 도시가 나오는데, 시가지에 소매치기가 꽤 있다고 한다. 순례자는 큰 가방을 지고 있으니 좋은 먹잇감이다. 카메라, 휴대폰, 지갑 등 고가의 소지품을 잘 챙기길 필요가 있다.

 

시가지는 복잡하고 순례 길 표시가 부족해 길 잃기 쉽다. 길을 알려주겠다고 먼저 접근하는 수법을 쓴다고 한다. 걱정된다면 다른 순례자와 함께 들어가는 게 좋다. 여성이라면 조금 더 유의할 것. 대부분 사람은 순례자를 존중하기 때문에 과도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팜플로나는 순례자에게 사랑을 받는 도시다. 알베르게가 꽤 많지만 극비수기를 제외하곤 항상 가득 찬다. 불안하다면 먼저 예약을 하고 이동하는 것이 좋다. 그 전에 묵었던 알베르게 주인에게 부탁하면 들어준다.​ 

감사드립니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 



댓글 '4'

wq

2018.10.09 23:4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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